
13일 전남 영광의 한 주택 앞. 요양보호사 2명이 강봉임씨(87)를 부축해 차량에 태웠다. 허리 수술 뒤 거동이 불편해진 강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치료를 받기 위해 차로 15분 거리 읍내 한의원을 찾는다. 요양보호사들은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진료를 마치고 귀가할 때까지 문턱과 발밑을 살피며 이동을 도왔다. 영광군의 ‘병원동행 서비스’ 현장이다.
강씨는 “그동안 남편 부축을 받아 택시나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남편도 고령이라 이동 중 넘어질까 늘 겁이 났다”며 “자녀들은 멀리 살아 도움받기 어려웠지만 병원동행 서비스를 이용한 뒤로는 병원에 다니는 일이 덜 무섭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로 돌봄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이 적고 대중교통이 열악한 농촌에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혼자 병원을 찾기 어렵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진료가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이유로 ‘거동이 불편하고 동행할 가족이 없어서’를 꼽은 비율이 동(洞)지역(19.3%)보다 읍·면 지역(34.4%)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영광군은 지난해 병원동행 서비스를 본사업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자택에서 출발해 병원 접수·수납, 약 수령, 귀가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지원하는 제도다.
장소영 요양보호사(67)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은 주로 80∼90대로,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을 만큼 중증은 아니지만 거동이 불편해 낙상 위험이 큰 어르신들”이라고 말했다.
병원동행 서비스는 서울시가 2021년 모든 연령의 1인가구를 대상으로 처음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농촌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다만 한정된 예산은 풀어야 할 과제다. 영광군에선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월 2∼3명씩 신규 문의가 들어오지만, 군은 이용자를 20여명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와 차량 운행비 부담이 커 대상 확대가 쉽지 않아서다.
이에 지역주민이 돌봄 주체로 참여하는 생활돌봄 체계를 병행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방향의 사업으로 ‘농촌주민생활돌봄공동체’를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